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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술 읽을꺼리

역사 속 행정 - 조선시대 관리(공무원)들은 일년에 얼마나 쉬었을까?

※ 「조선시대 서울시장(한성판윤)은 어떤 일을 하였을까」, 류시원, 한국문원, 1999. 의 관련 내용을 참고하여 요약하였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하고 일요일에 쉬는 요일제도의 운영은 1894년 갑오개혁 때부터 실시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지금과 유사한 요일제도는 없었다. 그렇지만 한달에 정기적으로 쉬는 휴일은 존재했다.

조선시대 관료들은 평균 한 달에 다섯 번 정도 쉬었다. 음력으로 매달 1, 8, 15, 23일은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었다. 입춘/경칩/청명/입하 등 달을 가르는 절기도 쉬었다. 이 절기는 태양력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음력 휴일과 앞뒤로 만나 연휴가 될 수도 있었고, 정기적인 휴일과 만나 휴일을 손해 볼 수도 있었다. 조선 시대 관리들도 연휴가 겹쳐 쉬는 것을 좋아해, 휴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초가 되어 관상감에서 달력이 나오면 그 달력을 놓고, 그 해에 쉬는 날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따져 보느라 야단이었다고 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매해 설을 중시하여 설날에는 무려 7일을 쉬었다고 하며, 정월에는 자일(子日) 오일(午日)이 들어가는 날도 휴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정월에는 휴일로 놀다가 한 달이 다 지나갔다. 물론 관료들의 입장에서는 휴일을 꼬박꼬박 챙겨겠지만, 힘 없는 백성들은 쉬어야 할 날에도 마음데로 쉴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단오와 연등회 때에도 3일 정도의 연휴가 주어졌지만, 이상하게 추석에는 하루만 쉬었다.

또 관리들은 국경일과 국기일(國忌日)에도 쉬었다. 국경일 왕/왕비/왕대비의 생일날이고 길흉사는 곧 일반 백성의 길흉사와 같았다. 국경일이나 국기일이 아닌 관리들의 개인적인 휴가로 제공되는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모님이 병에 걸렸을 때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조선 시대 관리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보다는 더 많은 쉬는 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