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술 읽을꺼리

다녀왔습니다 - 행복한 서울만들기 정책워크숍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11. 16:09
※ 초상권 협의가 귀찮아서 인물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네트워크(준)에서
는 2009년 11월 10일 화요일 오전 10시 ~ 11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까지 1박2일의 '행복한 서울만들기 정책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참 빡빡하게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신 분들과 어마어마하게 힘든 워크숍을 진행하신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네트워크(준)의 식구들에게 수고하셨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워크숍을 경험하고 제가 느낀 첫 소감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러다가 오래 못 가지~ 이러다가 정말 오래 못 가지 ~"라는 느낌으로 인간의 얼굴을 유지하는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는 바로 그것입니다.
정말 첫째날 마지막 수업 시간에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죽어가는 얼굴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정책워크숍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9년 11월 10일 화요일 (첫째 날)
- 10:00 ~ 11:30 서울시 교육 및 보육 정책 (교육정책/안승문 교육희망네트워크 집행위원장, 보육정책/백선희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11:30 점심식사
- 1:00 ~ 2:50 서울시 환경 및 교통 정책 (환경정책/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 교통정책/민만기 녹색교통 사무처장)
- 3:00 ~ 4:30 오세훈 시장의 도시개발정책과 주택정책의 평가와 과제 (변창흠 세종대 교수)
- 4:40 ~ 6:30 서울시 예산 및 커뮤니티 (서울시 예산의 현황과 문제점 /이상근 회계사, 지역 및 공동체와 서울시/서진아 마들주민회 대표)
- 6:30 ~7:30 저녁식사
- 7:30 ~9:30 복지 및 서민경제 (복지정책/조규영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 중소상인정책/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
- 9:30 ~10:30 쟁점토론 (서울의 현재와 미래/조명래 단국대 교수)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둘째 날)
- 08:00 아침식사
- 09:00 ~ 11:30 (대응전략 논의)

서울시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에 관한 점검과 대응 방향들을 논의하는 자리로 매우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을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지향하는 가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중앙과 지역을 단순하게 구분하여 논리를 진행하면 이런 것 같습니다.
중앙(방향성/가치의 제시) + 지역(특성화에 따른 방향성과 가치의 구현) → 중앙(방향성 검증/가치의 재확인) + 지역(공감대 및 참여 확대) → 중앙(지역의 사례를 통한 방향성/가치의 제시의 재설정) + 지역(성과를 바탕으로 특성화에 따른 방향성과 가치의 구현) ···· 반복.
아주 단순하게 도식적으로 중앙과 지역의 역할을 무식하게 구분하면 이런 이야기로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흐름에 있어 정치적 속도에 대한 '감'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규모 삽질 사업인 4대강 사업이나 감세정책에 대해서 절차적인 과정과 사회의 논의를 통한 합리적인 소통과 합의라는 절차를 강제해내는 형식적일지라도 민주적인 제도와 의견을 관철해 낼 수 있는 사건의 흐름을 느리게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의 흐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정치적 역량은 바로 지역의 대규모 삽질로 상징되는 개발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 지역의 민주적 의사소통에 기반한 합의도출이라는 방향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주 빠른 흐름을 만들어내는 정치적 역량도 있는데, 발생하는 현안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측하지 못 하였던 용산참사와 같은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빠르게 개입지점들과 소통의 지점들을 만들어 나가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치적 속도에 대한 '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건을 최대한 쪼개어 볼 수 있는 능력과 쪼개진 사안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안목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단기적 대응이 필요한 문제와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문제를 적절하게 분리하는 것이 사건과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하나의 방안으로 보입니다.

어려운 문제로 대중적 감수성을 잊지 않는 것과 전문가로서의 역량 강화라는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한다면, 당연히 정책선거와 좋은 후보 발굴과 지지라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책선거와 좋은 후보 발굴과 지지라는 측면은 정치적 속도에 있어서는 느린 감을 가지는 지속적인 역량의 축적으로 가능한 지점이며, 정치적 속도가 빠른 선거의 상황에서는 정책선거와 좋은 후보 발굴과 지지라는 대의명분이 강한 이야기보다는 반MB 정서와 일도양단의 한두개의 논쟁꺼리로 '우리 편이냐 다른 편이냐'하는 싸움으로 결판이 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없는 일과 할 필요가 없는 일을 버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간에 흐름에 맞추어 배치하고, 우리가 할 필요가 있는 일은 내년 선거에 전략과 전술에 유효한 영향력이 있으면 고려하고 유효한 영향력이 없으면 아직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사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중앙의 방향성과 가치가 효율적으로 제시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특성화에 따른 방향성과 가치의 구현을 위해 역으로 중앙에 입장을 전달하고 중앙의 방향성과 가치의 제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으며, 필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아울러, 사방에 불필요하고 재미없는 훈장질을 하는 선거가 아니라, 한번 진흙탕에 빠져 흙탕물에 옷이 더러워지겠다는 결단도 필요할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까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행복한 서울만들기 정책 워크숍'에 다녀오고,  워크숍의 휴유증으로 주절주절 개인적으로 든 느낌을 간단하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