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공약' NO ... 변방에서 주류를 꾀하다
'대~한~민~국!'
월드컵 응원가 소리가 아니다.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 진영에서 홍보를 위해 만든 일명 '개사곡'들이다. 대로변에 사무실이 있는 터라 요즘은 창문을 열어두기 어려울 지경이다.
거리에 넘쳐나는 홍보 노래와 함께 홍수를 이루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공약이다. 그것도 대규모 개발과 관련된 공약이 봇물을 이룬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좀 더 강력하고 섹시(?)한 공약이 앞다투어 발표된다.
후보들의 날선 경쟁에 비해 유권자들의 반응은 심드렁하게 느껴진다. 길 나서기를 주저할 정도로 명함 받기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에게 이같은 홍보전략은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우리의 일상과 유리된 채 이명처럼 윙윙 거린다.
변방에서 주류를 꾀하다
여전히 개발과 성장 중심의 가치가 횡행하는 가운데,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낮은 목소리이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지역 사회복지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5·31지방선거 복지천안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복지천안네트워크) 활동이 바로 그 진앙지이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 주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회자되고 있지만,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는 복지문제는 여전히 뒷전이고 주요한 과제로 대두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의 정책과정에 그대로 투영돼 복지는 주요정책이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으며, 예산 역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복지천안네크워크는 이러한 지역현실을 딛고, 주변부나 구색 맞추기 수준의 복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역의 중요한 가치와 일상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지역의 민간역량을 모으고 실천하고 있다.
우선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사회복지 정책의제가 중요하고 핵심적인 정책으로 제안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개발과 제안활동을 전개했다. 이를 위해 2006년 2월 지역의 18개 사회복지 기관·단체가 참여한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정책개발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아동보육, 여성, 장애인 등 영역별 실무자팀과 사회복지 전공 교수 1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공동으로 정책개발 과정에 참여하여 3월에 9개 영역 23가지 사회복지 정책을 개발하게 된다.
지역을 들여다보니 정책이 보인다
이러한 정책개발 활동은 1년 전인 200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4월 지역사회복지 현장 실무자와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예산학교를 진행한 후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를 결성해 민선3기 천안시 사회복지 예산에 대한 분석과 2006년 사회복지 예산에 대한 제안 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민선3기 천안시 사회복지정책 평가 활동 등을 통해 지역복지의 현황과 문제점을 현장의 눈으로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으로 2006년 영역별 정책의제 개발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었다.
개발된 사회복지 정책의 경우,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선거에 임박해서 하거나 후보자가 공약을 발표한 이후에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정책의제로 채택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로 개발된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후보자가 정책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 이전인 3월 18일(토)에 광역과 기초 등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시민이 제안하는 살고싶은 복지도시 천안' 2006 사회복지 정책제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책제안 설명회를 통해 영역별 정책의제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정책추진 내용 등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정책제안 내용의 구체성과 실천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개발 시 추진전략과 추진목표, 추진기간, 성과측정 등 가능하면 연차별 시행목표나 성과측정을 위한 목표치를 제시해 당선 이후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평가지표로 활용하고자 했다.
정책설명회 이후에는 달라진 선거제도와 정책중심 선거, 특히 사회복지 정책과 현황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선거캠페인을 다섯 차례 전개했다. 투표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역내 대학캠퍼스 3곳과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2차례 캠페인을 전개했다.
후보 등록 이후 제안한 정책의제에 대한 채택여부와 구체적인 실천방향과 정책비전 등을 검증하기 위해 시장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5월 22일(월) 오후 2시 천안시민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천안시장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9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복지천안네트워크에서 정책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공통질의와 영역별 질의 등을 통해 후보자간 복지비전과 실천방안 등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었다.
토론회 이후에는 사전질의서를 통해 복지천안네트워크에서 제안한 23가지 정책 중 공약이나 정책으로 채택할 의제에 대해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세 명의 시장후보자(무소속 1명 제외한)가 평균 91%의 정책 채택률을 나타냈으며,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중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 세 명의 시민대표와 정책협약서를 교환했다.
1+1로 열을 만드는 네트워크 활동
2002년 지방선거에 천안지역 사회복지 기관·단체가
사회복지정책 제안과 시장후보자 초청토론회 등을 시작으로 지역 민간사회복지 자원의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선거 국면 역시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네트워크 활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활동이 켜켜이 쌓이고 농익어 지역복지 의제를 당당히 지역의 중심의제로 세우고, 진정으로 주민의 삶에, 이웃의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진정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천안은 지금 또 다른 희망을 인큐베이팅 중이다. 지난해 '2005년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 부문'을 차지한 윤혜란(전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무국장)씨가 기탁한 수상 상금 5만달러(약5천만원)를 종자돈으로 하여 풀뿌리희망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풀뿌리희망재단은 풀뿌리단체 지원과 인큐베이팅, 활동가 지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연내 설립을 목표로 지역의 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참여하며, 또 하나의 과정과 결실을 만들어가고 있다.
함께 꿈꾸며 일장춘몽을 현실로!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진정으로 나와,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나고 살아갈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을 향해 작지만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 과정도 맥 빠진 경기장 밖의 구경꾼이 아닌 지역의 4년을 아니, 좀 더 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살고 싶은 도시는 결코 누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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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천안네트워크의 거리 캠페인 장면 |
ⓒ 복지천안네트워크 |
월드컵 응원가 소리가 아니다.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 진영에서 홍보를 위해 만든 일명 '개사곡'들이다. 대로변에 사무실이 있는 터라 요즘은 창문을 열어두기 어려울 지경이다.
거리에 넘쳐나는 홍보 노래와 함께 홍수를 이루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공약이다. 그것도 대규모 개발과 관련된 공약이 봇물을 이룬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좀 더 강력하고 섹시(?)한 공약이 앞다투어 발표된다.
후보들의 날선 경쟁에 비해 유권자들의 반응은 심드렁하게 느껴진다. 길 나서기를 주저할 정도로 명함 받기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에게 이같은 홍보전략은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우리의 일상과 유리된 채 이명처럼 윙윙 거린다.
변방에서 주류를 꾀하다
여전히 개발과 성장 중심의 가치가 횡행하는 가운데,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낮은 목소리이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지역 사회복지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5·31지방선거 복지천안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복지천안네트워크) 활동이 바로 그 진앙지이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 주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회자되고 있지만,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는 복지문제는 여전히 뒷전이고 주요한 과제로 대두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의 정책과정에 그대로 투영돼 복지는 주요정책이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으며, 예산 역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복지천안네크워크는 이러한 지역현실을 딛고, 주변부나 구색 맞추기 수준의 복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역의 중요한 가치와 일상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지역의 민간역량을 모으고 실천하고 있다.
우선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사회복지 정책의제가 중요하고 핵심적인 정책으로 제안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개발과 제안활동을 전개했다. 이를 위해 2006년 2월 지역의 18개 사회복지 기관·단체가 참여한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정책개발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아동보육, 여성, 장애인 등 영역별 실무자팀과 사회복지 전공 교수 1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공동으로 정책개발 과정에 참여하여 3월에 9개 영역 23가지 사회복지 정책을 개발하게 된다.
지역을 들여다보니 정책이 보인다
이러한 정책개발 활동은 1년 전인 200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4월 지역사회복지 현장 실무자와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예산학교를 진행한 후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를 결성해 민선3기 천안시 사회복지 예산에 대한 분석과 2006년 사회복지 예산에 대한 제안 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민선3기 천안시 사회복지정책 평가 활동 등을 통해 지역복지의 현황과 문제점을 현장의 눈으로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으로 2006년 영역별 정책의제 개발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었다.
개발된 사회복지 정책의 경우,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선거에 임박해서 하거나 후보자가 공약을 발표한 이후에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정책의제로 채택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로 개발된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후보자가 정책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 이전인 3월 18일(토)에 광역과 기초 등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시민이 제안하는 살고싶은 복지도시 천안' 2006 사회복지 정책제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책제안 설명회를 통해 영역별 정책의제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정책추진 내용 등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정책제안 내용의 구체성과 실천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개발 시 추진전략과 추진목표, 추진기간, 성과측정 등 가능하면 연차별 시행목표나 성과측정을 위한 목표치를 제시해 당선 이후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평가지표로 활용하고자 했다.
정책설명회 이후에는 달라진 선거제도와 정책중심 선거, 특히 사회복지 정책과 현황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선거캠페인을 다섯 차례 전개했다. 투표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역내 대학캠퍼스 3곳과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2차례 캠페인을 전개했다.
후보 등록 이후 제안한 정책의제에 대한 채택여부와 구체적인 실천방향과 정책비전 등을 검증하기 위해 시장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5월 22일(월) 오후 2시 천안시민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천안시장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9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복지천안네트워크에서 정책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공통질의와 영역별 질의 등을 통해 후보자간 복지비전과 실천방안 등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었다.
토론회 이후에는 사전질의서를 통해 복지천안네트워크에서 제안한 23가지 정책 중 공약이나 정책으로 채택할 의제에 대해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세 명의 시장후보자(무소속 1명 제외한)가 평균 91%의 정책 채택률을 나타냈으며,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중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 세 명의 시민대표와 정책협약서를 교환했다.
1+1로 열을 만드는 네트워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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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천안네트워크는 '시민이 제안하는 살고싶은 복지도시 천안' 2006 사회복지 정책제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
ⓒ 복지천안네트워크 |
이번 선거 국면 역시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네트워크 활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활동이 켜켜이 쌓이고 농익어 지역복지 의제를 당당히 지역의 중심의제로 세우고, 진정으로 주민의 삶에, 이웃의 아픔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진정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천안은 지금 또 다른 희망을 인큐베이팅 중이다. 지난해 '2005년 막사이사이상 떠오르는 지도자 부문'을 차지한 윤혜란(전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사무국장)씨가 기탁한 수상 상금 5만달러(약5천만원)를 종자돈으로 하여 풀뿌리희망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풀뿌리희망재단은 풀뿌리단체 지원과 인큐베이팅, 활동가 지원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연내 설립을 목표로 지역의 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참여하며, 또 하나의 과정과 결실을 만들어가고 있다.
함께 꿈꾸며 일장춘몽을 현실로!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진정으로 나와,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나고 살아갈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을 향해 작지만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 과정도 맥 빠진 경기장 밖의 구경꾼이 아닌 지역의 4년을 아니, 좀 더 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살고 싶은 도시는 결코 누가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에….